농촌진흥청은 약제를 처리하지 않고 유전자를 조절해 화단에 심기 알맞은 키 작은 국화 육종 소재를 육성하기 위한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생산, 유통되는 꽃(화훼) 중 하나인 국화는 다양한 크기와 꽃 모양, 색깔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화단에서 키우기 적합한 국화로는 키가 작고 꽃 모양이 반구형인 것을 선호한다.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농가가 국화 키를 낮추기 위해 사람이 순지르기하거나 생장조절제(B9)를 뿌리지만, 인력이 많이 들고 약제를 균일하게 처리하기가 어렵다.
이번 연구에서는 식물의 키를 키우는 데 관여하는 호르몬 ‘지베렐린’을 억제하는 유전자를 배추에서 찾아내 국화에 적용했다.
배추에서 분리한 지베렐린 억제 유전자(BrSRS7)의 대사경로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으나 간접적으로 지베렐린 생합성 억제에 관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 이용된 국화는 국내에서 많이 심는 화단용 국화 품종 ‘도화볼’이다. 지베렐린 억제 유전자(BrSRS7)를 적용한 국화는 적용하지 않은 국화보다 25~40% 키가 작았다. 곁가지도 많아 전체적으로 단단한 반구형 모양을 유지해 화단용 국화로 매우 우수한 특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지베렐린 억제 유전자(BrSRS7)를 적용한 국화 줄기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세포 크기가 줄어 키가 작아진 것을 확인했다. 이 경우 지베렐린 관련 유전자 발현도 줄어드는 것을 정량적 피시알(PCR)로 증명했다.
연구 결과는 화훼 작물의 육종 소재 육성기술의 기초 기반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며, 키 작은 작물 육종 소재 개발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Scientia Horticulturae (IF 4.54)에 논문 게재가 승인됐으며, 특허등록도 완료했다.
농촌진흥청 유전자공학과 김경환 과장은 “이번 연구는 화훼농가의 인력 수급을 해결하면서도 고품질 상품 생산에 필요한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하나의 품종으로 다양한 용도의 상품을 개발하는 연구의 기초로도 활용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