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2월 6일과 17일 농촌진흥청, 광역·기초 지자체와 생산자 단체 등이 참석한 화분매개용 꿀벌 수급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농식품부는 두 차례에 걸친 회의에서 전문가 및 산지 의견을 종합한 결과, 채밀이 본격화되기 전인 2~3월 기간 중 일시적인 화분매개용 꿀벌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인공수분 등 대체기술 활용과 화분매개벌 중계를 통해 수급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4월까지 화분매개용 벌을 이용하는 주요 시설원예 작물은 딸기, 토마토, 참외, 수박 등이다. 이 중 토마토와 딸기는 실내 대량 사육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뒤영벌을 활용하고 있다. 토마토 재배 농가들은 전량 뒤영벌을 이용해오고 있었으며, 딸기재배 농가들도 꿀벌 공급이 부족해진 올해 1월 이후 뒤영벌을 대체 사용하고 있다. 다만, 참외와 수박은 꿀벌 이외의 화분매개 곤충 이용 방법이 정립되지 않았으며, 과거 꿀벌 이용 상황을 고려했을 때 2월부터 4월까지 꿀벌 약 18만 봉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꿀벌피해에 대응하여, 농식품부는 2023년 2월 20일 꿀벌피해 농가의 조기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피해를 입은 양봉농가를 대상으로 벌통을 조기에 공급하고, 지자체와 협력하여 입식비·사료비를 지원하는 등 양봉농가 생산기반 회복을 위한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농식품부는 일시적 화분매개용 꿀벌 수급 불균형에 대응하기 위해 시설원예 농가들이 인공수분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참외와 수박 인공수분은 표준 매뉴얼이 마련될 정도로 기술이 안정화되어 있으며, 주 출하지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인공수분 기술지도를 확대하여 현장의 기술적 어려움을 최소화하고 있다.
농가에서도 일시적 꿀벌 수급 불균형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참외생산자협의회 강도수 회장은 “참외는 통상 인공수분으로 첫 열매(1화방)를 달고 있어 농가의 인공수분 기술 이해도가 높은 편”이라며 “보통 4월이 지나면 시설하우스 측창을 상시 개방하여 자연수분이 이루어지면서 꿀벌 의존도가 낮아지는데, 6,600㎡ 이하 소농가들은 이 시기 전까지 인공수분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자체도 화분매개용 꿀벌 공급 안정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3~4월 수박 주 출하지인 함안, 의령 등에서는 수박농가와 양봉농가가 화분매개용 꿀벌 공급단가를 합의했으며, 여기에 발맞추어 지자체에서는 한시로 시설원예 농가를 대상으로 화분매개용 꿀벌 확보 자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해당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농진청의 화분매개꿀벌 중계를 통해 꿀벌 추가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본격 채밀이 이루어지는 4월부터는 봉군이 신속히 회복되어 원예작물 화분매개용 꿀벌 공급은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농업기술센터, 농협 등은 화분매개용 꿀벌 수급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인공수분 적용에 현장의 어려움이 없도록 기술지도를 빈틈없이 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