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28일 영빈관에서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바이오헬스 산업을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키워나가기 위해 정부가 역량을 모으고 지원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회의장 앞에 마련된 바이오헬스 기기 전시 부스를 찾아 의료기기를 관람했다. 대통령은 제품의 기능, 사용 방법, 기업 매출액 등을 하나하나 물으며 기업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큰 관심을 보였고, 기업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 회의는 바이오헬스 분야 민간 전문가들의 발표를 시작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의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전략 보고 및 관련 업계·학계 전문가들의 주제토론으로 진행됐다.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바이오헬스 산업을 국가의 핵심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관련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 의지를 밝히며, “벤처와 청년들이 이 분야에 도전하고 이를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한국형 보스턴 클러스터 조성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바이오헬스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하며 국회에 계류 중인 디지털헬스케어법의 신속한 처리도 주문했다.
이어서 바이오헬스 분야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민간 전문가들의 발표가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의 바이오헬스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하며, 대한민국이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속도감있는 혁신과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2027년 700조원으로 추정되는 디지털헬스케어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급속도로 늘어나는 데이터 활용을 위해 데이터 표준화, 전송 요구권의 도입, 연합학습을 위한 차세대 데이터 분석시스템 구축 등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감혜진 두브레인 이사는 국내 디지털헬스케어 기업들이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Consumer Electronics show) 2023' 혁신상 수상 등 여러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적 우수성과 탁월성을 인정받고 있는 점을 강조하며, 디지털헬스케어가 열어갈 신시장과 우리 국민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의료, 건강, 돌봄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발표했다.
윤태영 서울대 교수는 단백질 해독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폴드와 로제타폴드를 소개하면서, 한국은 알파폴드와 로제타폴드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항체신약을 디자인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발표 직후, 조규홍 복지부 장관의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 보고가 이어졌다. ‘디지털 신시장 창출, 바이오헬스 수출 활성화’를 목표로 수립된 이번 전략은 ●데이터 기반의 의료·건강·돌봄 서비스 혁신 ●바이오헬스의 수출 활성화 ●첨단 융복합기술의 연구개발 강화 ●첨단 전문인력의 양성 및 창업 지원 ●관련 법 제도와 인프라 구축의 5가지 핵심과제로 구성됐다.
복지부 장관의 보고를 들은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기대감을 표하며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요청했다.
윤건호 카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교수와 홍석철 서울대학교 교수는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위해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 개정을 포함하여 제도적, 정책적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산부인과 의사 출신의 사업가인 문여정 IMM 인베스트먼트 상무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 적정수가 보장이 중요하다며, “대통령께서 수가를 잘 만들어서 K-바이오헬스의 산부인과 의사가 되어 달라”고 말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고문과 송상옥 스탠다임 연구소장은 바이오헬스 분야 R&D를 위한 정부의 대규모 정책적 지원을 요청했으며, 김종일 서울대 교수는 인재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과학기술 분야에 도전하는 의사들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당부했다.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을 들은 윤 대통령은 “오늘 회의를 통해 디지털·바이오헬스 신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한 것이 매우 뜻깊었다"며, “수출 중심의 반도체와는 달리 디지털헬스는 수출 뿐 아니라 국내 수요도 크기 때문에 내수시장도 크게 키울 수 있다. 내수에서 성공하면 수출로 연결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고소득 일자리를 미래세대에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은 “정부 입장에서는 당연히 바이오헬스에 재정을 투자해야 하며, 디지털·바이오헬스 분야를 제대로 산업화시키기 위해서는 재정 뿐 아니라 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국책은행이 어그레시브(aggressive)하게 금융투자를 선도해 달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은 “국책은행이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주로 제조업 위주로 자산운용을 해 왔는데, 바이오 분야에 금융투자를 선도할 수 있도록 단순한 대출만이 아니라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정부 자금이 국책은행을 통해 나가도록 연구해 줄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의료를 전공해서 과학 분야에 진출하는 것은 바람직하며, 의사과학자를 국가전략 관점에서 양성할 수 있는 방안을 복지부, 교육부, 과기부가 속도감 있게 준비하라"고 지시하며, “새로운 인재 양성도 중요하지만 현재 과학기술 분야 연구자, 의료계 분들이 협업할 수 있는 여건 마련도 적극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대통령은 데이터 활용과 관련해서는 “개인정보 보호 업무도 산업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정보 보호 뿐 아니라 가명화, 비식별화해서 잘 활용될 수 있게 해야 하며, 규제 완화 차원보다는 업그레이드 된 규제가 될 수 있도록 디지털 전문가와 정부가 잘 소통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