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올해 2분기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실제 쓸 수 있는 돈)이 2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당시보다 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가구주의 종사상 지위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인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월평균 537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9.5% 급감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도 343만원으로 16.2% 감소했다.
처분가능소득은 가구의 소득에서 이자비용, 세금 등 비소비지출을 뺀 소득으로 가구가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을 의미한다.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처분가능소득에서 물가 상승 영향을 뺀 수치이다.
입법조사처 분석 결과 특히 올해 들어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이 코로나19 위기 당시보다 최대 6배 가량 더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코로나19 위기가 닥쳤던 2020년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대(고용원 있는 자영업 가구 ?3.2%, 고용원 없는 자영업 가구 ?3.6%) 감소폭을 기록했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던 자영업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지난해 1, 2분기 본격적인 회복 추세를 보였으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3분기부터 다시 감소하기 시작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처분가능 소득은 지난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데 이어, 4분기 8.2%, 올해 1분기 10.0%, 2분기 19.5% 급감하며 감소폭이 확대됐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가구의 경우에도 지난해 3분기 2.6% 감소하고, 4분기 0.0%로 일부 회복했으나, 올해 1분기 7.5%. 2분기 16.2% 급감했다.
취약계층의 가계 상황도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시근로자를 가구주로 둔 임시근로자(243만원) 가구의 경우 올해 2분기 실질 처분가능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6.6%, 일용근로자(252만원) 가구의 경우 12.5%나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회재 의원은 “윤석열 정부 500일만에 고금리·경기침체가 닥쳐 취약계층과 자영업 가구의 위기가 코로나 때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윤석열 정부가 지역화폐 예산 전액 삭감 등 前 정부 지우기식 아마추어리즘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민생·경제 재정투자를 위기극복의 마중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