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10월 14일 서울에서 '타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Thani bin Ahmed Al Zeyoudi) 아랍에미리트(UAE) 경제부 대외무역 특임장관과 한?UAE 통상장관회담을 개최하여 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을 최종 타결하고 이를 확인하는 공동 선언문(별첨)에 서명했다. 협상 타결 기준으로 한-UAE CEPA는 우리나라가 체결한 24번째 자유무역협정이다.
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의 UAE 순방의 결과로 ‘신 중동붐’이 조성되면서 양국 통상당국 간 한-UAE CEPA의 조속한 체결 필요성에 대한 강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협상을 진행한 결과, 이번 한?UAE 통상장관회담 계기에 협상 타결을 선언할 수 있게 됐다. 안 본부장과 알 제유디 장관은 한-UAE CEPA 협상의 조속한 타결이 양국간 교역·투자의 확대와 안정적이며 호혜적인 공급망 구축의 계기로 활용함과 함께, 한-UAE CEPA 경제협력 챕터에 부속서로 포함된 에너지·자원, 바이오, 첨단산업 등 분야에서 미래지향적인 경제협력을 강화함으로써 경제통상 분야에서의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로 활용되어야 하는데 공감했다.
중동 지역 핵심 우방국인 UAE와 우리나라의 교역규모는 2022년 약 195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우리나라와 교역 규모 순위로 16번째다. 양국 간 상호 직접투자 규모는 2022년 누계 기준 약 71억불이다.
UAE는 발달된 인프라와 안정적인 거시경제를 바탕으로 중동 및 북아프리카 권역의 허브로서 주요한 글로벌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2022년 기준 약 178개의 우리 기업도 UAE에 진출해 있는데, 한-UAE CEPA는 우리 기업의 UAE 진출에 있어서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제고하면서 UAE뿐만 아니라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우리 기업의 활동을 지원하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번 협상 타결 선언 이후 법률 검토 및 협정문 국문 번역 등 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정식 서명을 추진하고, 이후 경제적 영향평가와 국회 비준 동의 등 각국의 국내 절차를 거쳐 가급적 이른 시기에 협정이 발효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한-UAE CEPA를 통해 양국은 높은 수준으로 시장을 개방하게 된다. 상품 시장의 경우, 전체 품목 중 우리나라는 92.8%, UAE는 91.2%에 적용되는 관세를 협정 발효 후 최장 10년 이내에 철폐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UAE에 수출하는 주력품목인 자동차?자동차부품, 전기전자 제품(냉장고·에어컨·세탁기 등), 원동기 및 밸브, 합성수지 등에 대한 관세가 철폐된다. 특히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이 개방됨으로써 UAE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경쟁국에 비해 시장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의료기기·화장품 등 수출유망품목과 쇠고기·닭고기·신선과일·라면·인삼 등 농축산식품 및 조미김·멸치·전복·고등어 등 수산식품에 대해서도 UAE측 관세가 철폐되어, 중동 지역으로의 농수산물 시장 개척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게 됐다.
한편 우리가 UAE에서 수입하는 품목 중 가장 비중이 큰 원유의 경우, 기존 3퍼센트에 달하던 우리측 수입 관세가 10년에 걸쳐 철폐된다. 이로써 우리 정유산업의 원가경쟁력을 개선하고, 안정적인 원유 공급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대추야자 등 국내 생산이 없는 농산품목을 개방함으로써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석유화학산업의 주요 원료인 나프타의 경우, 관세를 상호 5년간 50% 감축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우리 석유화학업계 전반의 가격 경쟁력 제고를 지원하는 한편, 국내 생산 나프타의 對UAE 수출길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서비스 시장의 경우 온라인 게임, 의료서비스, 시청각, 건설 분야 등 우리 최우선 관심 분야를 UAE가 그간 체결하여 온 CEPA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개방했다. UAE는 CEPA 최초로 온라인 게임 서비스 시장을 개방하여, 중동 지역에서 온라인 게임 이용 시간과 게임 분야 지출액이 가장 높은 UAE에서의 우리 게임의 진출 확대를 기대하게 됐다. 또한 영화?음악 등 시청각 서비스 분야를 개방하여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K-콘텐츠의 소비 확산을 도모했다.
의료 서비스 개방으로 의원급·병원급 의료기관들의 현지 개원 및 원격 진료가 가능해지고, 산후조리·물리치료 서비스 개방으로 한국 의료시스템 수출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정부조달의 경우 WTO 정부조달협정(GPA)과 유사한 수준으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WTO GPA 미가입국인 UAE 조달제도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강화되어 우리 기업들의 UAE 조달 시장 진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UAE는 자국 연방정부 디지털 조달 시스템을 활용하는 27개 연방기관을 모두 개방했고, 향후 동 시스템을 활용하는 연방기관이 확대되는 경우 자동적으로 한-UAE CEPA가 적용되도록 합의했다.
원산지는 우리 주요 수출품인 공산품과 석유화학 제품의 경우 대부분 해외산 재료나 부품을 활용하여 제조되는 점을 감안하여 인정 기준을 완화했다. 한편, 육류나 낙농품 등 농축수산물은 국내 관련 업계의 민감성을 반영하여 역내산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에만 원산지로 인정되도록 엄격한 기준을 설정했다. 원산지 증명은 웹사이트를 통해 전자적으로 가능하도록 하여 기업의 편의를 도모했다.
한편 UAE가 체결한 CEPA 최초로 데이터의 국경간 이전이 허용되면서, UAE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서 수집한 중요 정보를 국내로 이전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서버 등 컴퓨팅 설비 현지화 요구 금지 의무 포함으로 기업이 현지에서 새로운 서버를 설치하지 않고도 기존 서버를 활용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현지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의 부담을 완화했다. 아울러 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 하에서의 저작권 보호, 영화나 음악 등 한류 콘텐츠 보호를 위한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을 강화하는 등 지식재산권 전반에 대한 보호 수단을 확보했다.
양국이 그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서 함께 발전시켜 온 협력 관계를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경제협력 조항은 물론 에너지·자원, 바이오 경제, 스마트팜, 헬스케어, 첨단산업 등 5대 핵심 협력 분야별 부속서를 포함했다.
무엇보다 UAE가 지금까지 체결한 CEPA로서는 최초로 에너지·자원 협력 부속서를 채택하여, 에너지 부문 상·중·하류, 재생에너지, 수소, 탄소 포집 및 저장(CCUS) 등 협력을 규정했다. 또한 바이오 의약품, 바이오 화학, 바이오 에너지, 바이오 자원 등 바이오 경제 협력에 관한 별도 부속서도 자유무역협정 최초로 채택했다. 이로써 평상시 양국 기업간 협력 주선은 물론 공급망 교란시 정부간 긴급 협력에 관해서도 상세히 규정하게 됐다.